명함이 생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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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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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서른살이 되었다.

이나이쯤 되면 대기업은 아니더라도 남들처럼 명함 하나는 가지고 있을거라 생각했다.

고졸 출신으로 그 네모난 종이조각 하나 받는게 쉽지 않았다.

번듯한 직장은 아니더라도 남이 부러워할정도는 아니더라도 그냥 월급이 따박따박 나오는 그런곳에 취직하고 싶었다.

고졸이라 면접자리에서부터 무시를 받았지만 그래도 굽신거렸다.

그들이 하는말대로 나는 뽑아주면 감사하다 말하면서 다녀야했다.

대기업이 아니면 누구도 원하지 않는 생산직종. 나는 그곳에서 외노자와 함께 천대받으며 근무했다.

월급을 받고 저축을 하면서도 나는 공허했다. 내가 원한 삶은 이런게 아니었다.

그날부터 이를 악물었다. 고졸 공채, 블라인드 채용만이 희망이었고 살길이었다.

10년 후, 내 이름은 공장쟁이로 불리거나 아니면 명함 한 장으로 설명할 수 있거나 둘 중 하나였다 .

태어나서 처음으로 채용공고를 훑어봤고 10년만에 다시 공부를 시작했다.

집안사정 때문에 손놓기 있던 게 공부였다. 낯설었다. 내가 낯선만큼 글자도 내 머릿속으로 쉽게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괴로웠다.

퇴근하고 집에와 하루 4시간씩 반년을. 주말에는 하루 10시간씩 책상에 앉아 취업준비를 했지만 그래도 불안했다.

잠을 자려고 누우면 더 최선을 다할수없었을까 남는 에너지에 죄책감이 들고 그냥 불안했다.

간절하면 지푸라기라도 잡는다더니 여기에 들어온것도 딱 그말이 맞았다.

홀린듯이 육임을 보고 동시에 부적을 썼다. 그다음날 부적을 받아 미친짓을 했다며 홀로 자책했다. 그리고 면접을 보는 직전 날까지 미친듯이 초조했다.

고대하던 면접 당일. 더는 할수있는게 없어서 오히려 더 초조하던 그날. 혹시나 하는 마음에 부적을 주머니 깊숙이 넣고 면접에 임했다.

단순히 종이쪼가리라는걸 알고 있는데도 이상하게 긴장감이 조금 가셨다. 그게 덕이라면 덕일 것 같다.

면접을 보면서 됐다라는 느낌이 왔다. 옆 지원자에게는 어려운 질문만 해대더니 나에게는 추상적이고 인적소양 범위의 질문만 두개가 날아왔다.

쉬웠다. 면접관들도 나를 보며 웃고 있었고 방문을 나서는 그순간까지도 수월했다.

면접을 보고 난후, 집으로 돌아오면서 다시 주머니 안에 있던 부적을 만져 보았다.

기운을 다한 걸까 ,그때서야 부적은 종이조각처럼 느껴졌다.

그리고 얼마 후.

나에게도 명함이 생겼고. 그게 내 이름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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