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랑이 돌아왔어요

촉촉
2021-07-09
조회수 4419

아무런 문제없이 지내던 중에 느닷없이 이혼을 이야기했어요.

저한테도 너무 다정한 사람이었고 아이들한테도 한없이 사랑만 주던 사람이었는데 이게 무슨일인가 싶었어요.

그래서 요즘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는지 물어봤는데 그런거 없고 그냥 자기 삶을 찾고 싶다고 했어요.

정말 망치로 머리를 한 대 얻어 맞은 기분이었어요.

그냥 무언가 회사에서 힘든일이 있어서 그럴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갑자기 짐을 싸서 나갔어요.

슬프기보다 그냥 정신이 나갔어요.

한번도 그런 일이 생길거라고 생각한적이 없었거든요.

아이들한테는 아빠 출장갔다고하고 전화를 몇 번이나 해봤지만 연락을 안받았구요.

회사로 찾아가 볼까 했지만 그러면 회사에 소문날 것 같아서 참았습니다.

그때 친구한테 이루다 이야기 들었던게 생각나서 바로 부적했구요.

저는 내심 여자문제 아니면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루다에서는 여자문제는 없대요.

그래서 추가부적 8장이나 썼고 여자문제 없다는건 제가 믿을 수 없어서 흥신소에 사람시켜서 2주동안 지켜봤는데 여자는 없었어요.

동선이 회사, 오피스텔 이것만 반복이었어요.

불안한 초조함도 있었지만 도저히 이해가 안가는게 더 컸어요.

대체 여자문제도 아닌데 그렇게 좋은 가장이었던 사람이 왜 갑자기 다른 사람이 된건지 아무리 생각해도 모르겠더라구요.

아이들한테까지 연락을 완전히 끊는 모습을 보고 지금까지 내가 알던 사람이 맞나 싶었고요,

어디에 말도 못하고 정말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게 3개월쯤 지났는데 어제 갑자기 들어왔어요. 미안하다고 하면서요.

그래서 대체 왜 그런거냐고 이유나 좀 알자고 했는데 설명하기 어려운데 갑자기 삶에서 자기가 없어진 것 같았다고...

그 상실감이 너무 크게 다가와서 그냥 떠나고 싶었답니다.

그래서 그럼 왜 돌아온거냐고 했더니 그것도 설명하기 어려운데 언제부터인가 상실감보다 저랑 아이들에 대한 그리움이 너무 커져서 견딜 수가 없어서 왔대요, -.- 

이해 할 수 없는 말이었지만 이게 또 부적효과인가 싶기도 하고요.

지옥에서 막 나온 기분이에요. 너무 밉기도 하지만 너무 살떨리던 시간을 보내서요.

잘 다독여주고 지내려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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