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십니까. 만년과장 이과장. 마침내 차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끝도 없는 승진 누락, 누락.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승진 인원은 한정적이니까? 인사팀에 아첨을 떨지 못해서? 동료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그날 그 시간 회식자리에 참석하지 못해서? 오만가지 번뇌가 떠오르며 홀로 고통스러운 날을 견뎌냈습니다. 처자식 보기도 부끄러운 승진 평가와 발표날. 조용히 술을 사가지고 오면 아내도 눈치챈듯 자리를 피해주었습니다. 가장 괴로운 것은 어린 상사가 생기는 것도 아니오, 내가 키운 부하 직원이 나를 업신여기기 시작한 것도 아니오. 최선을 다해도 승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공포감이었습니다. 정녕 가슴에 손을 얹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습니다. 혹자들이 흔히 말하는 '되는 때', '볕들 날' 그것은 제 인생에, 최소한 회사인생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지지난번, 인사 팀에서 저를 가엾이 여기며 말씀하시기를, 직급이 오를수록 승진 대상자의 티오가 줄어들수밖에 없다. 역량과 성과도 중요하나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게 좋다. 물론 팀 내 기여도도... 흐리는 뒷말 속에서 그 또한 눈치챘음을 알았습니다. 내가 모든 걸 해보았다는 것을. 술도 하지 못하면서 온갖 회식자리를 따라다녔고, 야근은 당연했고 주말근무도 흔쾌히. 근 20년을 바친 회사입니다. 이 일을 사랑했고 업을 사랑했고 내 자리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없는 누락 속에서 더는 할 수있는 게 없을 것 같아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절에 기도하러 가는 아내를 핀잔하였거늘. 정작 저는 부적을 숨기며 살았습니다. 간절함. 매일 아침 부적에게 기도하고 품에 안는 그 간절함. 살면서, 아이가 병원에서 퇴원하기를 바랐던 날 이후로 그렇게 간절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내 회사인생의 전부를 바쳐 매일 아침을 기도했습니다. 혹여 부정을 탈까 깨끗한 정신으로...
그리고 바로 지난주. 승진 발표가 났습니다. 나만큼이나 기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을 우리 아내. 마침내 차장님 소리를 해줄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이 아닌데, 고성방가를 지르며 안겨왔습니다. 동료들은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그날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만년과장이었던 제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회사 생활은 부디 시끄럽게 하십시오. 묵묵히 제 할 일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적은 '볕들 날', '되는 때'를 이끌어줍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간절함만 품고 있다면 진작 부적을 떠올렸을 텐데. 당시의 나는 간절함이 부적했던가 하고...
안녕하십니까. 만년과장 이과장. 마침내 차장이 되어 돌아왔습니다. 끝도 없는 승진 누락, 누락. 업무 능력이 떨어져서? 승진 인원은 한정적이니까? 인사팀에 아첨을 떨지 못해서? 동료와 관계가 좋지 않아서? 그날 그 시간 회식자리에 참석하지 못해서? 오만가지 번뇌가 떠오르며 홀로 고통스러운 날을 견뎌냈습니다. 처자식 보기도 부끄러운 승진 평가와 발표날. 조용히 술을 사가지고 오면 아내도 눈치챈듯 자리를 피해주었습니다. 가장 괴로운 것은 어린 상사가 생기는 것도 아니오, 내가 키운 부하 직원이 나를 업신여기기 시작한 것도 아니오. 최선을 다해도 승진할 수 없을 것 같다는 공포감이었습니다. 정녕 가슴에 손을 얹고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했습니다. 혹자들이 흔히 말하는 '되는 때', '볕들 날' 그것은 제 인생에, 최소한 회사인생에 없을 것 같았습니다.
지지난번, 인사 팀에서 저를 가엾이 여기며 말씀하시기를, 직급이 오를수록 승진 대상자의 티오가 줄어들수밖에 없다. 역량과 성과도 중요하나 효과적으로 어필하는 게 좋다. 물론 팀 내 기여도도... 흐리는 뒷말 속에서 그 또한 눈치챘음을 알았습니다. 내가 모든 걸 해보았다는 것을. 술도 하지 못하면서 온갖 회식자리를 따라다녔고, 야근은 당연했고 주말근무도 흔쾌히. 근 20년을 바친 회사입니다. 이 일을 사랑했고 업을 사랑했고 내 자리를 사랑했습니다. 그러나 끝이 없는 누락 속에서 더는 할 수있는 게 없을 것 같아 방향을 바꾸었습니다.
절에 기도하러 가는 아내를 핀잔하였거늘. 정작 저는 부적을 숨기며 살았습니다. 간절함. 매일 아침 부적에게 기도하고 품에 안는 그 간절함. 살면서, 아이가 병원에서 퇴원하기를 바랐던 날 이후로 그렇게 간절한 것은 처음이었습니다. 내 회사인생의 전부를 바쳐 매일 아침을 기도했습니다. 혹여 부정을 탈까 깨끗한 정신으로...
그리고 바로 지난주. 승진 발표가 났습니다. 나만큼이나 기쁜 소식을 기다리고 있었을 우리 아내. 마침내 차장님 소리를 해줄 수 있다며, 그런 사람이 아닌데, 고성방가를 지르며 안겨왔습니다. 동료들은 고생했다며 어깨를 두드려주었고 그날 저는 술을 마시지 않았습니다.
만년과장이었던 제가 조언을 할 수 있다면. 회사 생활은 부디 시끄럽게 하십시오. 묵묵히 제 할 일만 해서는 되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낍니다. 그리고 또 하나. 부적은 '볕들 날', '되는 때'를 이끌어줍니다. 가끔은 그런 생각도 해봅니다. 간절함만 품고 있다면 진작 부적을 떠올렸을 텐데. 당시의 나는 간절함이 부적했던가 하고...